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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마구마구 프로야구 적벽대전

by 낡은이 posted May 0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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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거 다시 퍼옴)

 

 

북쪽을 평정한 SK가 남쪽으로 밀고 내려오며 기아에게 3연전 스윕 의사를 전했다.

'우리 SK는 이미 북쪽을 평정했고 우리의 군세는 가히 100승을 말할 만하오.
우리 SK는 이번에 친히 전라도로 내려와 그대 기아와 3연전을 하기를 원하오. 만약 그대가 항복한다면 우리가 적절히 기아 투수들의 방어율을 보전해 줄 것이나 끝까지 항전한다면 우리 100승 선수들이 기아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거리에 기아 투수들의 시체가 즐비하게 할 것이오.'

이 편지를 보자 기아 조정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최희섭을 주축으로 한 기아 타자들은 항전을 외쳤다.

"이런 굴욕적인 편지를 받고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까. 우리 모두 방망이를 들어 SK와 맞서 싸워야 합니다!!!"

그러자 서재응을 주축으로 한 기아 투수들이 반박했다

"기껏 9이닝 1점으로 막아도 한 점도 못 내면서 무슨 전쟁을 하겠다는 건가!!! 주군. 철저히 털려 속꽉찬 남자가 되느니 차라리 항복하여 방어율이나마 보존하는 게 낫습니다."


조뱀은 타자들과 투수들이 서로 갈라서 싸우는 것을 보고 머리를 감싸쥐었다.

'과연 싸워야 하는가 항복해야 하는가?'

그때 조뱀은 예전 김응룡의 말을 떠올렸다.

'안의 일은 선동렬에게 묻고 밖의 일은 이종범에게 물어라.'

마침 그 때 이종범이 문을 열고 나타났다.

"모두 여기를 주목하시오!!! 여기 우리에게 고견을 들려주실 명장 재박량께서 오셨습니다!!"

"저 자가 그 재박량??"

"SK에게 털리고 쫒겨온 주제 무슨 말을 하려고 온 건가?"

"세치혀로 우리를 SK와 싸움붙여 이득을 챙기려는 속셈이구나."

모두가 술렁일 때 재박량이 조뱀에게 찾아가 말했다.

"저 SK가 아무리 강대하나 제가 보기엔 오합지졸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그들이 100승이라고 하나 절반은 반칙으로 얻은 승리고 또 20승은 부정으로 얻은 승리며 10승은 상대가 자멸해서 얻은 승리고 실제로 그들이 실력으로 이긴 승수는 20승 정도밖에 불과합니다.

지금 기아만 해도 5승이고 우리 LG도 충분히 1승을 거둘 실력이 되니 기아와 LG가 힘을 합치면 SK는 쉽게 이길 수 있습니다!!"

그말에 조뱀이 마음을 놓으며 재박량에게 물었다.

"그래, SK를 깨트릴 확실한 비책이라도 있소?"

"물론입니다."

재박량은 방망이에 뭐라고 적은 뒤 번트모션을 취했다.

"風!"

"바람?"

"그렇습니다. 아무리 홈런을 못치는 기아 타자들이라도 바람의 보정을 받으면 펜스 밖으로 공을 날려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북서풍이 부는 때라 오히려 바람 때문에 홈런성타구가 플라이로 그칠 것이오. 그럼 단타에 능한 SK에게 유리한게 아니오?"

재박량이 자신있게 말했다.

"전 옛날부터 천지의 기기묘묘한 변화와 음양의 조화에 통달하였고 여러 기기묘묘한 술법과 전략을 익혀 원하는 때 원하는 곳으로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무등산 마니터에 재단을 세우고 일주일 동안 아무도 접근을 못하게 한다면 9회말 기아 공격 때 동남풍을 일으키겠습니다."

조뱀이 곰곰히 생각했다.

'이놈은 보통 미,친,놈이 아니구나.'

하지만 안 되더라도 손해볼 게 없는 장사라 조뱀은 재박량이 원하는 대로 재단을 만들어주고 다른 선수들의 출입을 금했다. 재박량은 곧 무등산에 올라 가방에 숨겨둔 현대 유니폼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하더니 박진만·박경완·정민태·임선동 등의 사진을 주욱 걸어놓았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우며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기아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언제나 그렇듯이 기아는 SK에게 단 한점도 못내며 1-0으로 끌려가고 있었고 어느새 9회말 마지막 기아 공격이 찾아왔다.

'역시 지금까지 아무일도 없는 걸 보면 그냥 허풍이었나 보구나. 어떻게 인간이 멋대로 천지조화를 조절할수 있단 말인가?'

그 때 갑자기 세찬 바람이 굉음을 내며 불어 오기 시작했다.
방망이를 휘두르며 몸을 풀던 기아 타자들이 소리를 쳤다.

"동남풍이다, 동남풍이 불어온다!!!!"

조뱀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생각했다.

'재박량은 인간이 아니고 귀신이라도 된단 말인가. 재박량이 바람마저 마음대로 조절하다니 그 자가 LG의 감독이 되어 우리의 적이 된다면 반드시 우리 팀의 큰 우환이 될것이다. 차라리 지금 우리 쪽에 있을때 처리하는 게 낫겠다.'

그러고 조뱀은 최희섭을 불러 무등산 마니터로 가서 기도를 드리는 재박량을 잡아오라고 명했다. 그러자 최희섭은 방망이를 여러 개 등에 진 채 개 여러 마리를 끌고 입맛을 다시며 무등산으로 향했다.

최희섭이 무등산 꼭대기에 올라가니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고 저 멀리 재박량이 개구리 점프를 하며 달아나는것이 보였다. 재박량이 최희섭을 보며 말했다.

"하하하. 조뱀이 원하는 건 내 목일테지만 지금이 SK를 치기는 제일 좋은 때이니 지금 때를 놓치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고 조뱀에게 아뢰시오."

최희섭이 있는 그대로 조뱀에게 전하자 조뱀이 입술을 꽈악 깨물며 탄식했다.

"재박량은 무서운 존재다. 차라리 SK전은 포기하고 같이 LG에게 승수를 뽑아낼까?"

그러자 이종범이 말했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SK를 이길 기회가 없을겁니다. LG는 이기기 어려운 적이 아니나 SK는 눈앞에 놓인 강대한 적, 지금은 SK를 상대해야 할 때입니다."

그 말을 들은 조뱀도 흥분을 가라앉혔다. 지금처럼 SK를 이길 절호의 기회는 다시 찾아오기 힘들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침 타선도 3-4-5번이고 엄청난 동남풍이 불어와 홈런을 치기 기막힌 타이밍이었다. 이에 조뱀은 기아 타자들을 불러모아 작전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3번 장성호가 가볍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고 그럼 저들이 4번 최희섭을 고의사구로 거를 테니 5번 나지완이 찬스를 노려 스리런 홈런을 친다. 그러고 이번경기 3-1로 이긴 뒤 나머지 두 경기도 그 기세를 몰아 털어버리면 SK를 3연패로 몰고 갈수있다. 모두 제 위치에서 작전을 수행하라!!!"

조뱀의 명령에 선수들이 함성을 지르며 자기 위치로 들어섰다.

그리고 9회말, 결전의 순간














3번 장성호 삼진

4번 최희섭 삼진

5번 나지완 땅볼





SK 1:0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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