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벌식과 영어도 OK? 게임처럼 즐기는 타자연습
PC라는 물건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1990년대 즈음, 상당수 PC에 거의 기본적으로 설치되던 소프트웨어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타자연습 프로그램이다. 그 때만 하더라도 PC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타자연습 프로그램을 쓰지 않더라도 채팅이나 웹 서핑 등의 기능 이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타자를 익히는 방법도 있다.
다만, 어린이나 중 장년층과 같은 사용자층의 경우에는 아직 PC의 다른 기능을 원활히 이용할 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PC를 제법 오래 써본 이용자 중에도 한글타자는 문제가 없지만 영문타자는 익숙하지 않아 곤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여전히 타자연습 프로그램은 유용하다. 참고로 유용한 타자연습 프로그램 중에는 2000년대 초반에 개발되어 10년 넘게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것도 상당수다. 최근 타자연습 프로그램의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프로그램은 최신 운영체제에서 구동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자. 여기서 소개할 프로그램들은 2014년 현재 가장 많이 이용하는 윈도7 운영체제에서 구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어린이를 위한 타자연습 프로그램, 손오순 타자
서유기의 주인공인 손오공을 모티브로 한 귀여운 캐릭터, 그리고 알록달록한 배경이 눈에 띄는 타자연습 프로그램이다. 딱딱한 인터페이스의 기존 타자연습 프로그램을 싫어하는 어린이 사용자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프로그램을 처음 실행하면 좌측 하단에 ‘메뉴’가 눈에 띄는데 이를 클릭해 원하는 타자연습 모드의 선택이 가능하다.
초기에는 한글 타자연습이 기본이지만, 우측 상단의 한/영 전환 메뉴를 통해 영문 타자연습으로 전환도 가능하니 참고하자. 그리고 상단의 물음표(?)를 아이콘을 클릭하면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익힐 수 있는 도움말을 열람할 수 있다. 상당히 자세한 도움말을 제공하므로 본격적인 타자 연습에 들어가기 전에 알아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이용할 경우에는 메뉴에 있는 '사용자?' 항목을 통해 최대 5명의 사용자를 등록, 실력을 비교할 수도 있다.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주요 연습기능으로는 키보드 자판의 위치를 익히는 자리 익힘 모드, 짧은 문장이나 단어를 연습하는 단문 연습, 긴 문장을 연습하는 장문 연습 모드로 나뉘며, 사용자의 현재속도 및 최고속도, 평균속도, 그리고 정확도 등이 프로그램 하단에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단순한 타자연습이 지루하다면 타자게임을 해 보는 것도 좋다. '자판게임'은 화면 곳곳에 배치된 16개의 표적을 주시하다가 각 표적에 글자가 뜨면 사격을 하듯 이를 빠르게 쳐서 명중시키는 게임이다. 그리고 '단어게임'과 '단문게임'은 마치 ‘'테트리스’' 게임을 하듯 위쪽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문자의 내용을 빠르게 입력, 없애는 게임이다. 각 게임의 점수는 기록이 되므로 여러 사용자가 등록된 상태라면 사용자끼리의 점수 경쟁도 할 수 있다.
손오순 타자의 특이한 기능이라면 PC를 켜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판연습을 할 수 있는 자판 그림 인쇄 기능이다. 손오순 타자 프로그램의 초기 화면에 키보드 그림이 있는데 이 그림의 'P'키 부분을 마우스로 클릭하면 된다. 이를 클릭하면 프린터를 이용, 타자연습 양식을 인쇄할 수 있다. 다만, 윈도7에서는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자. 윈도XP 시절에 개발된 프로그램이라 이런 아쉬움도 있다.
세벌식의 우수성을 아는 그대에게, 날개셋 타자연습
일반적인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한글 키보드는 '두벌식' 배열의 키를 가지고 있다. 다만, 이는 컴퓨터가 국내에 도입되기 이전의 초기형 타자기 환경에서 처음 고안된 것이라는 한계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사용자들은 두벌식을 개선한 세벌식 자판을 이용한다. 1949년에 공병우 박사가 개발한 세벌식 자판은 두벌식 자판에 비해 타자 속도가 빠르고 오타율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다만, 엄연히 두벌식 자판이 표준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인지라 세벌식 자판을 이용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일단 현재 이용중인 키보드의 입력 방식을 세벌식으로 바꾸려면 윈도 바탕화면 한 켠(대개 우측 하단)에 있는 입력기 툴바를 오른쪽 클릭해 '설정'을 선택한 후 입력기의 속성을 '세벌식 390'이나 '세벌식 최종'을 선택하면 된다. 최근 세벌식이라 한다면 대개 세벌식 최종을 뜻한다.
이렇게 하면 세벌식 자판을 이용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기존의 두벌식 자판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세벌식 자판을 이용하는데 어색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용자를 위한 세벌식 전용 타자연습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날개셋 타자연습'이다.
날개셋 타자연습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우선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시작탭에서 세벌식 자판의 모양을 보여주는 '세벌식 글쇠배열' 메뉴, 현재 이용중인 자판의 배열을 간단히 바꿀 수 있는 '한글 IME 배열' 메뉴를 제공한다. 참고로 이 프로그램은 세벌식 최종 자판에 최적화가 되어있다. 그 외에 하단의 '알고 계십니까?' 메뉴를 통해 세벌식 자판 및 이 프로그램에 관한 다양한 상식도 익힐 수 있다.
본격적인 연습을 위한 메뉴는 '글쇠 익힘', '낱말 연습', '문장/글 연습', '게임', 그리고 연습 성과를 살펴보는 '통계' 등 다양하게 준비가 되어있는데, 키보드의 각 자리 별 맞춤연습은 물론이고 문장이나 기호의 입력 방식 연습 등, 상당히 섬세한 구성이 특징이다. 특히 게임 기능의 경우, 각 능력치와 특성이 다른 캐릭터를 골라서 할 수 있는 등, 여러모로 개발자의 정성이 느껴진다.
다양한 기능, 화려한 화면 효과가 자랑거리, 번개손
번개손은 타자연습 프로그램으로선 이색적으로 최근까지 꾸준하게 업데이트가 이어지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화면 전체를 화려한 3D 효과로 꾸몄으며, 다양한 연습 환경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특히 자판의 배열을 익히는 '키보드 연습' 기능의 경우, 일반적인 두벌식 한글 자판 외에도 한글 세벌식, 영어, 일본어 등 정말로 다양한 연습 환경을 제공한다. 그리고 문장 연습의 경우, 영어와 한글 연습이 가능한데, 배경 그림을 바꾸거나 폰트(글꼴)를 사용자 취향대로 변경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취향의 사용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설정이 준비되어있다.
단순한 자판 익히기 기능이나 문장연습 기능 외에 게임도 준비되어 있는데, 우주 공간에서 지구를 위협하는 별들을 자판 입력을 통해 폭발시키는 '루나 임팩트' 게임, 그리고 시계의 숫자 눈금을 맘대로 바꿔버리는 도깨비의 장난을 저지하는 '인티저 버그' 게임을 할 수 있다. 특히 루나 임팩트 게임의 경우, 화면 전체에 입체감 넘치는 3D 효과가 구현되므로 단순한 학습용 게임답지 않은 화려한 화면을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번개손은 여러모로 충실한 구성을 갖춘 우수한 타자연습 프로그램이지만, 완전 무료가 아닌 쉐어웨어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30회의 이용 제한이 있다. 만약 30번 이상 이용했다면 인티저 보그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에 제한이 걸린다. 만약 무제한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개발자에게 등록 비용(1만 1,000원)을 내야 한다. 초기 화면 우측 하단의 about 번개손 메뉴(느낌표 모양 아이콘)를 통해 등록안내를 받을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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