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무료 OS, '윈도우10 S' 출시한 MS의 노림수
[IT동아 김영우 기자] 특정 플랫폼이 IT 시장을 독점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인들은 PC를 넘어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스마트TV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얻고, 또 공유한다. 각 플랫폼을 구동하는 운영체제 역시 윈도우, 안드로이드, iOS, 리눅스 등으로 다양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의 윈도우(Windows) 시리즈가 운영체제의 대명사로 통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런 와중에 MS가 '윈도우10 S(Window10 S)'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 시간 5월 2일에 MS가 발표한 윈도우10 S는 교육기관 및 교사, 학생 등을 겨냥한 사실상 무료 운영체제다. 여기서 말하는 S란 Streamlined(간결한), Secure(안전한), Superior Performance(고성능) 등의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윈도우10 S는 기존의 윈도우10과 아키텍처(기반 기술)는 같지만, 이용하고 설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에 제한을 둔다는 점이 다르다.
윈도우 스토어용 앱만 이용 가능, 오피스 365 무료 제공
윈도우10 S는 윈도우 스토어에서 제공, 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만 이용 가능하며, 사용자가 임의로 외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없다. 외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려고 하면 경고 메시지가 뜨면서 설치가 중단되는 동시에, 해당 외부 애플리케이션과 유사한 윈도우 스토어용 애플리케이션의 설치 페이지로 유도한다.
대신, 윈도우10 S에서는 사용기간 제한이 없는 오피스 365(Office 365 for Education with Microsoft Teams,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원노트 등 포함)을 무료로 다운로드해서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인기 게임인 마인크래프트(Minecraft)에 기반한 코딩 교육용 소프트웨어인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 에디션 코드 빌더(Minecraft Education Edition Code Builder)의 1년 이용권도 제공된다.
20만원 전후의 저가 윈도우10 S PC 다수 준비 중
한편, 윈도우10 S는 운영체제만 따로 판매하지는 않으며, 교육용으로 특화된 PC에 포함되는 형식으로 배포될 예정이다. 에이서(Acer), 에이수스(ASUS), 델(Dell), 후지쯔(Fujitsu), HP, 및 도시바(Toshiba) 등이 윈도우10 S가 탑재된 PC(노트북, 투인원 중심)를 빠르면 수개월 내에 출시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제품의 가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들 윈도우10 S 기반 PC 중에는 상당히 싼 제품이 다수이며, 시작 가격은 불과 189달러(약 21만원) 수준일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기존 윈도우10 OEM 버전의 가격이 20만원 정도에 달하는데, 윈도우10 S PC는 이 운영체제의 가격을 제외한 만큼, 저렴하게 팔 수 있다는 이야기다. 189달러짜리 윈도우10 S PC의 구체적인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윈도우10 S가 저가 PC 전용의 운영체제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날 MS는 윈도우10 S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999달러에 출시 예정인 윈도우10 S 노트북인 '서피스 랩탑(Surface Laptop)'을 소개하기도 했다. 서피스 랩탑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에 16GB의 메모리(RAM), 1TB의 SSD, 2,256 x 1,504 해상도의 13.5인치 화면을 갖추는 등, 상당한 고성능을 자랑한다. 윈도우10 S가 보급형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지만, 고급형 시장 역시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윈도우10 S는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면 일반 윈도우10 프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윈도우10 프로 업그레이드 비용은 아직 미정이다. 단, 윈도우10 S에서 윈도우10 프로로 업그레이드 하면 다시 윈도우10 S로 되돌아갈 수 없다.
크롬북 견제, PC 시장 및 윈도우 스토어 활성화 노려
윈도우10 S의 발표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일단 교육용 시장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는 구글의 크롬북을 견제하는 한편, 스마트 기기에 잠식당하고 있는 PC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또한, 성장세가 생각보다 더딘 윈도우 스토어를 활성화시켜 앱 스토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자 하는 의도도 담겼다. MS의 노림수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