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는 어떻게 와이파이를 쓸 수 있을까?
이상우
[IT동아 이상우 기자] 오늘날 와이파이는 아주 흔하게 사용하는 무선 네트워크다. 일반 가정은 물론, 카페, 지하철 등 다양한 장소에서 와이파이를 제공하며, 노트북, 스마트폰 등의 기기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한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달리는 버스에서도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할 계획인 만큼, 이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중에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지상뿐만 아니라 하늘에 있는 비행기에서도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다. 비행 중에는 휴대용 기기를 '비행기 모드'로 설정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최근에는 기종에 따라 기내에서도 와이파이를 이용해 동영상을 보거나 소셜 미디어를 사용할 수도 있다. 우리에겐 흔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이미 지난 2014년 개봉한 리암 니슨 주연의 영화 논스톱에서도 와이파이를 이용해 기내에서 일어난 상황을 녹화해 유튜브에 게시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에티하드 항공 A380, 아시아나 항공 A350 등 다양한 기종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와이파이는 기본적으로 유선 인터넷이 있어야 한다. 인터넷 케이블에 무선 공유기를 연결하면 공유기가 유선으로 들어온 인터넷 신호를 무선으로 바꿔 각종 기기와 통신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선을 연결할 수 없는, 빠르게 움직이는 비행기에서 어떻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을까? 사실 우리가 빠르게 달리는 KTX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KTX의 경우 무선 이동통신 기술인 LTE를 이용해 전파를 수신하고, 이를 이용해 차량에 와이파이 신호를 내보낸다.
비행기 역시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기지국과 통신하면서 기내에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지국은 방식에 따라 지상에 있을 수도, 하늘에 있을 수도 있다. 내륙으로 다니는 항공편의 경우 지상 기지국(Air to Ground) 방식을 사용한다. 지상에서 쏘아올린 전파를 비행기 아래에 있는 안테나가 수신한다.
하지만 바다위를 건너는 국제선의 경우 지상 기지국을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지상 대신, 하늘에 있는 인공위성을 기지국으로 사용한다. 지상에서 전파를 인공위성으로 쏘고, 이 전파를 위성이 중계해 비행기로 전달한다. 비행기 상단에 있는 안테나는 이 신호를 수신해 기내에 와이파이를 제공한다.
이러한 통신에난 Ku 대역과 Ka 대역을 사용한다. 이들은 위성통신이나 위성 방송에 쓰이는 초고주파의 주파수 대역을 말하며, Ku 대역은 12~18GHz(혹은 10~18GHz), Ka 대역은 27~40GHz(혹은 20~30GHz, 18~40GHz) 주파수에서 전파를 송수신한다. 위성을 거치는 만큼 지연시간이 발생하지만, 한 번 연결되면 지상 기지국을 이용하는 방식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인공위성을 기반으로 하는 통신망은 향후 더 넓은 지역에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스페이스X, 아마존 등 주요 글로벌 민간 기업이 저궤도 인공위성을 통한 '우주 인터넷'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60개의 초고속 인터넷용 저궤도위성을 쏘아 올려 운영 중이며, 아마존 역시 2022년까지 3,000여개의 위성을 발사하고, 전세계에 초고속 인터넷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항공기에서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지상에서는 기지국을 설치하기 어려운 오지에서도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